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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11 Archives

May 6, 2011

Noteworthy English Books (05/04)

정신 없이 날들이 계속되고 있고, 그 와중에 한국까지 다녀오느라 4월에는 신간 정리를 빼먹었다. 덕분에 쟁여 놓은 책들이 좀 있어 이번 책소개는 꽤 풍성할 듯 하다.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하니, 선선한 바람과 햇빛 아래서 책이나 읽으며 뒤굴거릴 수 있는 주말 오후가 기다려진다.

 

Caleb's Crossing
- 소설 / Geraldine Brooks / Viking Press 

[People of the book] 의 저자 Geraldine Brooks 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 작품의 중심 인물은 미 원주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를 졸업한 Caleb 이라는 실존 인물이다. 여기에 작가는 Bethia 라는 백인 여성을 화자로 등장시키는데, 그녀 역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에 Caleb 이 겪는 고난을 함께 공감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 있게 된다. 


The Beauty of Humanity Movement
- 소설 / Camilla Gibb / Penguin Press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베트남은 나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나라 중 하나이다. 즐겨 찾는 쌀국수(Pho) 집에 가면 벽에 하노이 시내 풍경이 벽화로 그려져 있는데, 서구문명과 전통이 묘하게 뒤엉켜 있는 모습이 늘 신선하게 다가오곤 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한 명도 쌀국수를 파는 사람이다. 3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베트남전 전후부터 현대 베트남을 아우르는 시간을 다룬다고 하는데, "미국 작가가 쓴 베트남 소설" 이라는 한계를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Life Times : Stories, 1952-2007
- 단편집 / Nadine Gordimer / Farrar Straus & Giroux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대표하는 또 한 명의 작가 나딘 고디머의 단편 모음집이다. 부끄럽게도 아직 고디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지라 그녀가 어떤 스타일의 작가인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9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활동가라는 점,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온갖 모순들로부터 결코 눈을 돌리지 않았던 작가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이 된다. 


Selected Shorts and Other Methods of Time Travel
- 단편 / David Goodberg / Blue World Publications 

단편집이기는 한데, 전체가 하나의 기본 컨셉을 공유하고 있으니 에피소드 모음이라고 말해도 무방하겠다. 2051년, 상업적 시간 여행이 보편화 된 미래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귀여운 삽화와 코믹한 내용, 기발한 상상력이 어우러져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으로 보인다. 참고로 아마존 별점도 매우 좋다. :) 

 
Reading Lips : A Memoir of Kisses
- 회고록 / Claudia Sternbach / Unbridled Books 

제목만 보면 무슨 독순술 책인가 싶겠지만,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키스에 얽힌 기억들을 모은 일종의 회고록이다. 첫 키스, 할 뻔했던 키스, 이마에 남겨진 키스 등 키스는 인간과 인간이 나누는 가장 긴밀한 형태의 스킨쉽 중 하나라는 점에서 분명 각별하기는 하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들 자기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 내겠지.. 


Reading My Father
- 회고록 / Alexandra Styron / Scribner 

미국의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의 딸이 쓴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 윌리엄 스타이런 또한 아직 내가 읽어 보지 못한 작가라서 딱히 크게 관심이 간 책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자식이 바라본 대가" 류의 책들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살아서는 타블로이드 기사의 소재고, 죽어서는 회고록의 소재가 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 


The Anti-Romantic Child : A Story of Unexpected Joy
- 아동 / Priscilla Gilman / Harper 

아이를 가졌을 때, 저자는 예일 대학에서 워즈워스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남편 또한 예일 출신이자 연극 비평가였고, 따라서 이들 부부는 당연히 자신들의 아이가 자신들을 닮아 문학을 사랑하는 책벌레로 자라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이는 숫자와 문자에 비범한 능력을 보이기는 하지만 산만하고 말뜻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증세를 보이는 아이로 자라났는데, 진단 결과 hyperlexia(초독서증?) 라는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부모가 자신들과 전혀 다른 성격의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을 (아마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Deep Future : The Next 100,000 Years of Life on Earth
- 환경 / Curt Stager / Thomas Dunne Books 

기후변화는 날씨에 비해 긴 주기의 변화를 의미한다고는 하지만, 근래 들어 부쩍 날씨들이 험악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사실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 기후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향후 10만년 동안에는 과연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까? 그리고 지금 인간들은 과연 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상상력인건 분명한데, 과연 인간이 10만년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별로 믿음이 안 간다 -0- 


The House of Wisdom
- 역사 / Jum Al-Khalili / Penguin Press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로빈 훗]을 보면 로빈 훗의 아랍인 동료가 망원경을 사용하자 로빈 훗이 엄청 신기해 하는데, 아랍인 동료가 이를 보고 "야만인들" 이라며 비웃는 장면이 나온다. 아닌게 아니라 중세 아랍의 문명은 유럽보다 훨씬 앞서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이 지닌 지식이 십자군 전쟁의 결과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르네상스의 기반을 쌓았다고도 할 수 있다. 아랍 문명이 서구 문명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는 책이다.

May 13, 2011

간단 독서 기록

지금 시각 금요일 오후 5시. 얼추 일 정리해 놓고 주말을 앞둔 노닥노닥 분위기로 퇴근시간까지 버텨 보려고 준비 중이다. 책상 위에는 어제 도착한 책 세권(The Box / Click / To the Wedding)이 놓여 있다. 얼마 전 어쩌다보니 Amazon Prime 1년 멤버쉽을 가입하게 되었는데, 멤버쉽이 유지되는 동안은 무료로 2일 배송을 해주니 Amazon 에서 책 주문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저 책들은 또 언제 읽지 -_-; 

기록을 살펴보니 올해 읽은 책이 고작 9권 밖에 안 된다. 3권이 영어책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저조한 기록 -_- 신경 쓸 일들이 많아지니 확실히 시간이 생겨도 책에 집중하는 정도가 많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다 잊어버리기 전에 간단히라도 읽은 책들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 본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소설 / 로버트 M. 피어시그 / 문학과 지성사 / 2010.12.14 ~ 2010.12.30 / ★★★★★ 

지난해의 마지막을 장식한 책이다.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꽤 여러 곳에서 (거창하게 말하자면) 깨달음 같은 것을 준 책이다. 특히 개인이 세계를 마주하는 자세 같은 면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고 생각되는데,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대해서 진심으로 신경쓰는 것(아마 원문에서는 really care about it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이 많은 차이를 가져온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하는 것과, 무언가를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의 차이. 

Unaccustomed Earth
- 소설 / Jhumpa Lahiri / Alfred a Knopf / 2011.01.01 ~ 2011.01.22 / ★★★★ 

올해 첫 책이자, 내가 읽은 줌파 라히리의 첫 책이기도 하다. 섬세한 심리 묘사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남성 독자인 나에게 가슴 깊히 여운이 남는 글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이민자의 2세로서 겪게 되는 문화적, 세대적 차이가 더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인도인들(모두 남성)이 가부장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는데, 그게 단지 개인의 인상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깔려 있는 코드 같은 것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영원한 전쟁
- 소설 / 조 홀드먼 / 행복한 책읽기 / 2011.01.23 ~ 2011.01.30 / ★★★★ 

스케일로만 치자면 이만큼 장대한(?) 시간대를 가로지르는 작품도 드물거다. 워프를 한 번 할 때마다 수십에서 수백년을 건너뛰어 버리니 그 사이 인류가 진화를 거듭해 결국 새로운 존재 형태를 취함으로써 전쟁이 끝난다는 설정도 아주 말이 안 되는건 아니다만... 아무래도 아주 몰입해서 읽기는 어려운 스토리라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그 상상력, 그리고 시공을 뛰어넘는 로맨스는 멋지지 않은가.
 

모래의 여자
- 소설 / 아베 코보 / 민음사 / 2011.01.31 ~ 2011.02.03 / ★★★★★ 

하, "관능적"이라는 표현은 진짜 이럴 때 쓰는거구나 싶다. 흘러내리는 땀, 엉겨붙는 모래알들, 그리고 빠져나가려 할수록 미끄러져 내리는 모래구덩이. 언젠가는 진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다 모으고 말테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윤리 / 피터 싱어 / 산책자 / 2011.02.04 ~ 2011.02.09 / ★★★ 

꼰대 할아버지, 참 재미없이 산다 싶었다. 개인의 윤리라는 좁은 프레임에 시선을 가둬버리니 쳇바뀌 돌듯 "윤리적인 삶"을 호명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겠지. 제목 그대로의 비유를 가져와서 물에 빠진 아이를 "안 구하는 것보단 구하는게 낫다"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왜 아이들이 자꾸 물에 빠질까"라는 질문이 없다면 그건 과연 또 윤리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신이 칭송하는 그 윤리적인 거부들은 과연 "왜 아이들이 자꾸 물에 빠지는" 이유와 과연 상관이 없는 사람들일까. 그렇다면, 기부라는 잣대로 윤리적인 삶을 논하는 것이 얼마큼 의미가 있을까.
 

The Selected Works of T.S.Spivet
- 소설 / Reif Larsen / Penguin Press / 2011.02.09 ~ 2011.03.04 / ★★★★ 

사실 별 4개도 굉장히 후하게 쳐준거다. Part 3 에 들어서는 거의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으니까. 독특한 형식과 캐릭터, 삽화는 훌륭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산으로 가는 스토리는 앞부분과 다른 사람이 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밀도가 낮았다. 덕분에 뒤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느려져 책을 끝내기가 진짜 힘들었다.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수필 / 한창훈 / 문학동네 / 2011.03.05 ~ 2011.03.09 / ★★★★★ 

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맛있었다. 그리고 배고팠다. 

 

 

Reality is Broken
- 게임 / Jane McGonigal / Penguin Press / 2011.03.10 ~ 2011.04.17 / ★★★★ 

절반 정도는 회사 일 때문에 읽게 된 책인데, 나름 신선했다. 현재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 하나하나를 본다기 보다는, 게임이라는 포멧 자체를 잘 활용하여 현실을 바꿔나가는데 활용해보면 어떨까.. 라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다소 산만해지고, 뭐랄까 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바라본다는 느낌도 계속 받았는데, 실험적인 시도인만큼 감안하고 읽으면 되겠다.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 소설 / 사샤 스타니시치 / 낭기열라 / 2011.04.17 ~ 2011.04.29 / ★★★★★ 

최고였다 ㅠ_ㅠ
그런데, 왜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책들 중 다수가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건지... 

 


모든 것의 나이
- 과학 / 매튜 헤드만 / 살림 / ★★★★ 

잡학다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마야 고대 달력을 해석하는 방법에서부터, 피라미드의 건축 연대 알아내기, 탄소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한 유물 연대 측정법과 우주의 나이 계산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의 "나이"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해준다. 다만, 어느 정도 이공계 쪽 사전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거의 다 읽었다) [서재 결혼시키기].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책이긴 한데, 왠지 위화감이 느껴지는건 나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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