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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보드 배우다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Snoqualmie Pass 라는 스키장이 있다. 다른 스키장에 비해 지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기온이 따뜻하면 비가 내리는 곳인데, 올해는 유난히 많은 눈 덕에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아뭏든, 가까우니 부담없이 갈 수 있겠다 싶어서 스노우보드를 배우기로 했다. 실외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이다보니, 역시나 초보자들을 위한 특별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강습 + 리프트 + 장비 대여 = $33 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이니 어찌 끌리지 않겠는가!! 물론 보드복 장만하느라 돈 왕창 깨진거 생각하면.. ㅠ_ㅠ

도착해서 장비를 빌리고 나니 강습 시간을 놓쳐 다음 강습시간까지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같이 간 사람들 중 처음 배우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지라, 다들 리프트 타고 올라가고 혼자서 보드 신어보고 낮은 곳에서 (문자 그대로) 마구 굴렀다. 얼마나 넘어졌는지 발보다 등이 땅에 닿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_-

강습은 뭐, 그냥 싸구려스럽게 기본 동작 가르켜주고 반복하다보면 강사가 가~끔 와서 한마디 해주고 가는 식이었다. 그래도 무게 중심의 위치하고 턴 방법 등은 배울 수 있었다. 왼발이 앞에 가도록 타는게 레귤러, 오른발이 앞에 가도록 타는게 구피 라고 하는데 잘 모르니 일단 레귤러로 연습을 시작. 여전히 계속 넘어지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대충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 무렵, 강습이 끝나고 같이 간 사람이 나를 슬로프로 끌고 갔다.

난생 처음 타보는 리프트에 매달려 대롱대롱 올라간 곳은 초급자 코스. 오 마이 갓. 아래서 보던 것과 체감 경사가 완전히 다르다. 슬로프에 서는 순간 보드가 줄줄줄 미끄러져 어마어마한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다음 순간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_- 그렇게 넘어지기를 수십차례를 반복해서 코스 아래까지 굴러 내려오는데는 성공했다;; 직선거리로는 150m 정도밖에 안 되는 코스가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_-;

그래도 두번째 세번째 올라가니 점점 요령이 생겨서, 마지막에는 제법 보드스럽게 타고 내려왔다. 여전히 넘어지는거야 어쩔 수 없지만, 대신 서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경사면에서 적당히 버티면서 비스듬히 내려오는 법을 터득. 두어번 더 가면 왠만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집에 왔는데 온 몸이 안 쑤신 곳이 없다는거 -_-
내일은 계속 침대에서 뻗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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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누나:

ㅋㅋ드디어 네가 보더가 되었구나..감개무량..참 거기가 좋은데인가 보다..열심히 배워서 우리 찬이도 가르켜다오

수띵:

옆에서 보니까, 애들은 참 쉽게 배우더라. 나이들어서 하려니 고생이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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