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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연 - 윤동주

단, 단 한번의 눈마주침으로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슬픔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못본체 했고,
사랑하면서도 지나쳤으니
서로의 가슴의 넓은 호수는
더욱 공허합니다

자신의 초라함을 알면서도
사랑은 멈출 줄을 몰랐고,
서로가 곁에 없음을 알면서도
눈물은 그칠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서로가 한 발씩 물러나
눈물을 흘릴 줄 압니다
이들을 우린
슬픈 인연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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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만치 색다른 느낌의 시다. 항상 지사(志士)적 이미지로, 슬픔에 젖은 지식인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시인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도 가슴 설레는 청춘의 한가운데에 있지 않았겠는가. 역시나 슬픈 사랑 노래지만, 그의 다른 면을 슬쩍 엿본 것 같아 괜시리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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