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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주 독서일기

널럴함을 대변이라도 하듯, 지난 주는 4권의 책을 독파해 버렸다. 며칠 전에 쓴 것처럼 "겨울아이"와 "비전향 장기수-0.5평에 갇힌 한반도"를 읽었고, 이어서 밀란 쿤델라의 "생은 다른 곳에", 그리고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소화했음.

"생은 다른 곳에"는 3번째로 읽는 쿤델라의 소설. 다른 두 권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음, 근데 3권 다 비슷했다. -_-; 저속한 인간 군상, 속물들, 그리고 그들이 건설하는 타락한 사회주의 국가와 키취. 쿤델라 개인의 이력 속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주제이니 이해하자. 어쨌든 문학에 대한 이 발칙한 농담(?)은 기발하다.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재밌음. 중간의 엘도라도 방문 파트는 걸리버 여행기를 본딴 듯하고.. 당시 귀족과 성직자들의 부패와 방탕함, 어리석음 등을 신랄하게 비꼬고 있다. 볼테르는 필화를 면하기 위해서 "랄프 박사"라는 가상의 필자를 내세우고 있는데.. 내가 교황이었다면 당장 잡아서 화형해 처했을만도..쿨럭..;;

그런데, 권력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자신과 견해가 다른 라이벌(?)들에 대한 비꼼은 좀 치사해 보인다.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그런 무의미한 헛소리를 늘어놓는 지루한 책은 처음이요" 이런 식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문열이 자신을 비판하는 안티조선을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라는 소설에서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물론 당시의 논쟁 매커니즘이 지금과 다르고(열악하고) 정치적 역관계가 완전히 불공평했음을 생각할 때 좋게 이해해 줄 수도 있겠지만... 찜찜한건 어쩔 수 없군. 볼테르 이 인간, 알고보면 엄청 쪼잔한 인간 아닐까? -_- (문득 이회창이 볼테르를 존경한다고 말한 인터뷰를 보고 어이없었던 기억이..;;)

Book in stack : "죽을 때까지 죽지 않으리",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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