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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02 Archives

April 1, 2002

오! 4월이군!

이번 주는 금요일도 휴일! +_+

젠장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어리버리 시간이 지나고 나니 한게 하나도 없다. -_-;

정신차리자!

April 4, 2002

으음...

제사 모시러 고향 내려갔다 왔음.

내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날. 뭐할까? ^^;

April 5, 2002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

세계 자본주의를 이해하는데 있어 필독서 중 하나이며, 개인적으로 역사에 남을 명저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완독은 아직 한 번도 못 해 본 관계로(쿨럭..;;) 며칠 전에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뭐, 열심히 읽는건 아니고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10여 페이지 정도씩. 즉 주독서가 아니라 보조독서(?)란 이야기이다.

주독서는 앤서니 기든스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를 다시 펼쳐든 이유도 "좌.우.넘"에 나오는 구보수주의/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사회주의 구분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앤서니 기든스씨가 주장하는 소위 "제3의 길"은 "성찰적 근대화"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변화의 방향을 전망하는데, 기존의 신보수주의적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등등은 세계대전 이후에나 성립했던 "단순 근대화" 시기에나 적합한 체제였기 때문에 오늘날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진짜 그런가?"라는 의문이 발생한 것.

좀 더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해 봐야겠지만, 일단 기든스 아저씨의 주장은 지나치게 서구 유럽 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처럼 오랜 사회주의적 전통과 시민사회의 역사는 "성찰적 근대화"라고 불리우는 것들을 가능케 할지는 몰라도, 그 외의 지역에서 과연 그런 것이 가능할까? 천박한 상업문화의 본산지인 미국, 그 아류문화와 유교적 전통이 애매하게 혼합된 동아시아, 피폐한 아프리카 등등 유럽 외의 모/든/ 지역은 성찰적 근대화와는 거리가 멀게 보이는걸. 유럽조차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품위있는 쁘띠 부르주아 문화와 퇴행적 하위문화가 뒤엉켜 있는 상황인데, "성찰적 근대화"란 상층문화를 너무 일반화시키고 있는게 아닐까?

어렵군. 홉스봄의 "제3의 길은 없다"를 빨리 읽어야겠다. -_-

April 8, 2002

황사

눈 뻑뻑, 목 칼칼, 흙냄새, 뻣뻣해진 머리결.

황사 싫어 ㅠ_ㅠ

Minolta X-700

첫 롤을 오늘 현상해 왔다. 결과는 만족! +_+

역시 아직은 디카가 필카를 못 따라온다. 선명하고 깔끔한 색상과 적절한 심도, 그리고 손에 쥐어진 사진에서 오는 실체감(?). 출사 다닐 때 항상 같이 들고 다녀야겠다.

움, 그래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일단 50mm 표준렌즈로는 표현에 한계가 느껴진다. 디미지로 7배 줌을 밀었다 당겼다 하다가, 줌 없이 쓰려니 답답해서리.. -_- 돈을 모아서 200mm 정도 되는 망원 렌즈를 장만해야겠다. 외장 스트로보도 없구.. 일단 지금 있는 표준렌즈에 낀 곰팡이부터 해결을.. -_-;;

나온 사진들을 디카로 찍어봤더니.. 눈 버린다. -_- 조만간 스캐너 혹은 필름 스캐너를 장만하게 될 것 같다. 나무에 매달린 잭 사진은 정말 감동인데... ㅠ_ㅠ

그 날 사진 찍은 사람들, 다음에 만날 때 사진을 전해 드리도록 하지요. 문제가 있다면.. 다 한장씩 뽑았는데 오늘 들고 다니다가 필름을 잃어버렸음 ㅠ_ㅠ 고로, 단체사진은 못 드리오. -0-

April 11, 2002

guestbook 하나 손보는데 하루가 걸려 버렸군. 아... 노가다 웹코딩이여.. ㅠ_ㅠ

April 12, 2002

므흣...

황사가 좀 있고,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나름대로 포근한 기분의 저녁... 인 것은 아마 방금 도착한 스캐너 때문이겠지? >.<

모델은 Canon의 CanoScan D 660U. 최대 1200dpi에 필름 스캔 지원되는 저가형의 깔끔한 녀석. 움, 근데 현상된 사진을 스캔해 봤더니 별로다. -_-a 필름 스캔을 해 봐야겠는데... 필름 잃어버린 여파가 크군..;;

므흐흐흐... 내일은 다시 X-700과 디미지를 들고 나서는 날. ^0^

April 13, 2002

날씨 짱~ >.<

기대되는 하루. ^^/

April 14, 2002

일요일

점심 무렵에 영풍문고 고속터미널 점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꽤 크더라. 거의 종로의 본사와 맞먹겠던데? 앞으로 자주자주 이용해 줘야겠다. 므흐흐..

찾기 힘들거라고 생각했던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의 제2복음"을 의외로 금방 발견했다. 두권인데, 덥썩 구입. 알고보니 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군. 얼핏 펼쳐보니 역시나 챕터 구분없는 글쓰기. 며칠간은 이 책에 푹 빠져 살 듯. 아울러 앨범도 하나 구입. 필카를 쓰면서 인화하는 사진들도 꽤 있을테니 모아둬야지.

어제 다녀온 희원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일찍 출발한 덕에 차가 안 밀려서인지 오가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산, 호수, 꽃, 나무, 연못, 정자, 조각... 흑흑흑.. 그런 곳에서 사진 찍는건 너무 행복해.. ㅠ_ㅠ 앞으로 종종 가 봐야겠다.

음.. 희원에서 필카로도 한 롤을 찍었는데, 현상되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흑백을 찍어보려구 Kodak TMax 100을 썼는데, 이건 코닥 본사(물론 한국 본사)로 보내서 현상해 와야 한다고 하네.. 월요일에 갈테니 빨라야 화요일, 늦으면 수요일 쯤에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웅... 빨리 보구 싶은데.. ㅠ_ㅠ

April 16, 2002

다리품

최근 들어 이래저래 많이 걷는다.

토요일 : 집-강남역(20분), 희원(4시간 정도), 강남에서 필름 현상 알아보느라 30분 정도, 강남-집(20분).. 토탈 5시간 정도.
일요일 : 집-논현역(10분), 고속터미널 근처&영풍문고 40분 정도, 논현역-집(10분).. 토탈 1시간.
월요일 : 집-신사역(20분), 신사-선릉-강남 으로 이동하고 다시 강남-집(20분), 집-신사역(20분), 신사역-집(20분)이니 토탈 1시간 20분 정도.

움.. 운동은 확실히 되겠군.

April 19, 2002

Rain

오늘도 이 비는 그치지 않아
모두 어디서 흘러오는 건지…
창밖으로 출렁이던, 헤드라잇 강물도
갈곳을 잃은채 울먹이고…

자동응답기의 공허한 시간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기다림은 방한 구석, 잊혀진 화초처럼
조금씩 시들어 고개 숙여가고…

너를 보고 싶어서
내가 울 준 몰랐어
그토록 오랜 시간들이 지나도
나에게 마르지 않는 눈물을 남겼네

모든 흔적 지웠다고 믿었지
그건 어리석은 착각이었어
이맘때쯤 네가 좋아한, 쏟아지는 비까진
나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걸…

너를 보고 싶어서
내가 울 준 몰랐어
그토록 오랜 시간들이 지나도
나에게 마르지 않는 눈물을 남겼네


하루 하루 갈수록 더 조금씩
작아져만 가는 내게
너 영영 그치지 않을 빗줄기처럼
나의 마음 빈 곳에 너의 이름을 아로 새기네

너를 보고 싶어서
너를 보고 싶어서
그토록 오랜 시간들이 지나도
나에게 마르지 않는 눈물을 남겼네…
나에게 마르지 않는 눈물…
흘러내리게 해줬으니… 누가 이제 이 빗 속에…

- 이적 [Dead End] 中

April 21, 2002

모기

투덜투덜... 너무 피곤해서 일찍 누웠다가 모기 땜에 깼다. 벌써부터 모기라니! 손가락 가운에 허옇게 부풀어 오른 자국.. 가려워 죽겠네.. -_-+

내일은 모기약을 준비해야겠군 -_-

April 22, 2002

카메라 수리 맡기다

ㅠ_ㅠ

나의 분신 Dimage7을 수리 맡겼다. 사진에서 blur된 부분에 나타나는 세로선 때문. 리사이즈하면 잘 안보여서 그냥 쓸까도 생각했지만, 화질 문제는 확실히 해 둬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리 맡겼다. 삼성이 미놀타로부터 아직 디카 A/S 이전은 받지 못한 관계로 일본 쪽에 보내서 고쳐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시간이 꽤 걸릴텐데.. ㅠ_ㅠ

당분간은 X-700으로 만족해야 할 듯..;;

April 23, 2002

[퍼온글] 그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들에겐 유감스런 얘기겠지만, 내 주변의 진보주의자 남성들은 하나같이 주류 페미니즘(정확하게, 90년대 이후 한국의 주류 페미니즘)을 마땅치 않아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정치적으로 진보적일 뿐 여성이 처한 성적 억압엔 무감각한 형편없는 남근주의자들인 건 아니다. 그들은 적어도 ‘여성100인위원회’의 활동을 원칙적으로 지지하고 <밥꽃양>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을 분명한 사회적 억압의 하나로 파악하는 남성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른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과 싸운다는 페미니즘을 하나같이 마땅치 않아 한다.
나 역시 그들 가운데 하나다. ‘노력하는 마초’인 나는 주류 페미니즘을 몹시 마땅치 않아 한다. 내가 그 페미니즘을 마땅치 않아 하는 이유는 그들의 ‘사회의식’이 분명한 사회적 억압의 하나에서 출발하면서도, 모든 건강한 사회의식이 갖는 인간해방운동의 보편성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사회의식이란, 단지 제 사회적 억압을 사회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만일 그런 게 사회의식이라면 ‘서초구민들’이나 ‘의사들’의 빌어먹을 호소도 사회의식일 테니), 제 사회적 억압을 통해 다른 이의 사회적 억압을 깨닫고, 제 억압을 모든 사회적 억압의 지평에서 조망하고 겸손히 연대하는 보편적 인간해방운동의 상태를 말한다.

주류 페미니즘은 다른 이의 사회적 억압에 정말이지 무관심하다. 이를테면 주류 페미니즘은 모든 사회적 억압의 출발점인 계급문제에 대해 정말이지 무관심하다. 그들은 아마도 여성이라는 계급이 일반적인 의미의 계급보다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과연 그런가. 페미니즘을 둘러싼 해묵고 아둔한 논쟁이기도 하지만, 여성의 억압이 근본적으로 계급에서 오는가 성에서 오는가는, ‘중산층 혹은 상류계급 여성이 하층계급 남성에게서 억압받을 가능성’을 살펴보거나 ‘중산층 혹은 상류계급 여성의 억압과 하층계급 여성의 억압을 비교’해봄으로써 간단히 알 수 있다.

주류 페미니즘이 그런 저급한 사회의식에 머무는 실제 이유는 그 페미니즘의 주인공들이 작가, 언론인, 교수(강사) 따위 ‘중산층 인텔리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적 억압의 보다 분명한 피해자인 하층계급 여성의 고통을 이해할 만한 처지에 있지 않으며, 그 고통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단지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사회적 억압인 성적 억압을 ‘남성 일반과의 문제’로 만드는 데 열중한다. 건강한 싸움보다 나른한 카타르시스에 익숙한 그들은 그들이 증오해마지않는 남근주의를 넘어서기는커녕 흉내내며(이를테면, 한 대중적인 페미니스트 잡지는 가수 박진영을 ‘먹고 싶은 남자’라 지칭한다), 심지어 투항한다(이를테면, 한 도발 전문 페미니스트는 정치적 남성인 생리적 여성을 대통령으로 밀자고 주장한다).

나는 성적 억압의 실체인 가부장제가 전적으로 자본주의에 의한 것이라 주장하는 덜떨어진 맑시스트가 아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의 기본 단위인 가족은,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기본 단위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좋은 여성’의 실제 임무는 오늘 노동력(남편)을 뒷바라지하고 다음 세대의 노동력(자식)을 양육하는 것이다. 자본은 남성에겐 노동의 일부라도 지불하지만 그들을 노동할 수 있게 뒷바라지하거나 양육하는 여성에겐 한푼도 지불하지 않는다. 자본의 입장에서 ‘좋은 여성’이란 얼마나 유익한가.

봉건사회의 관습인 듯한 가부장제가 근대사회(자본주의사회)에서 끈질기게 집행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 집행은 제도교육, 미디어, 도덕 따위 이런저런 자본의 선전장치를 통해 마치 공기를 마시듯 뱃속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가부장제와 싸운다는 주류 페미니즘은 실은 그 선전장치의 성실한 일부다. 유한하기 짝이 없는 그들은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사회적 억압을 일반화하여 카타르시스하는 데 열중함으로써, 모든 여성이 제 억압을 통해 보편적 인간해방운동에 이르는 정당하고 필연적인 기회와 가능성을 성실하게 차단한다. 그 페미니즘은 그저 남근주의의 이면이다.

- 김규항, 씨네21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칼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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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최보은씨의 박근혜 공개지지에 대한 반박글을 끄적이다 말았는데, 그 때 하려던 이야기가 딱 이거였다. 그 공격적인 스타일로 남근주의와 기묘하게 닮아있는 최보은씨와, 계급성을 탈각시킨 페미니즘의 한계(여성 하층 노동자들에 대한 무관심에서 잘 드러나는) 등등을 공격하고 싶었으나, 적절한 표현의 수위를 찾지 못하고 논쟁에 대한 부담을 느껴 글을 접었건만.. 김규항씨의 이 글을 보니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누만.. ^^;

April 25, 2002

음음..

피곤함이 뇌수를 꿀꺽꿀꺽 삼키는 느낌을 참지 못하고 밤 8시 즈음에 침대에 누웠다가 깨어보니 새벽 3시. 사실 깬 이유는 방 밖에서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대며 놀아서다. 아래층에 피해 줄 것 같아서 나가보니, 거실 불이 켜져 있어 새벽까지 놀고 있더군. 게다가 보일러 온도는 너무 높아 발바닥이 뜨거울 정도. 불끄고, 보일러 낮추고, 오렌지 쥬스 한 잔을 들고 방으로 다시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어제, 신경숙 아줌마의 책을 읽었다. 의도했던건 아니고, 민방위 교육장에서 시간 떼우기용으로 읽을 책을 찾다가 거실 책장에서 누나가 꽂아놓은 책을 찾아 들고 나선 것.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절반 정도 읽었는데... 이 아줌마 소설은 여전히 꿀꿀하다. "아이 잃은 어머니"의 모티프는 거의 매 소설마다 등장하고.. 가끔 등골이 서늘해져 닭살이 돋을 정도다.

"벌판 위의 빈집"이라는 글을 읽다가 이런 스토리가 갑자기 떠올랐다.

남자와 여자가 한적한 벌판을 걷고 있다. 오랜만에 야외로 나온 이 두 사람은, 얼마전 도시의 한복판에서 운명처럼 마주쳤다. 아니, 실제로 그들은 그 만남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이 벌판을 향했다.

멀리서 집 한 채가 보인다. 꼭 땅에서 솟아오른 것 같이, 널찍한 벌판 위를 홀로 지키는 집. 그 황량함에 남자는 문득, 오래전 읽은 소설 하나를 떠올린다. "벌판 위의 빈집" 남자는 여자에게 소설 이야기를 해 준다. 무서운 듯 남자의 손을 꼭 잡는 그녀. 그들은 천천히 그 집을 향한다.

소설의 기억 때문일까, 집에 다가갈수록 둘의 대화는 잦아들고 결국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아닌게 아니라 남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을 끌어당김을 느낀다. 집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설 때마다 강해지는 힘.

드디어 둘은 집의 입구 앞에 선다. 소설책 속의 한 부분이 튀어나온 듯한 모습. 현관에 내걸린, 바람에 흔들리는 새하얀 레이스와 담쟁이 덩굴들, 그리고 현관으로의 아홉 계단까지. 빈집이나, 빈집같지 않은 그 집.

남자는 어느새 여자의 손을 놓고 있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이끌리듯 계단을 오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리고 아홉. 기다렸다는 듯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나 이뻐?" 뒤돌아보는 남자의 시선에 가득들어오는 여자의 하얀 얼굴.

벌판의 바람에 시달린 남자의 뺨을 타고 눈물이 긴 궤적을 남긴다. 입가에 엷은 미소마저 띤 남자의 눈에는 반가움과 원망과 회한과 슬픔이 뒤엉켜있다. 작게 달싹거리는 입술. 그 사이로 들릴듯 말듯 한 마디가 새어나온다. "드디어.. 드디어.. 다시 만났구나.."

바람이 불고 남자의 영상이 스러진다. 눈빛이 서서히 흐려지고 눈물 자국만이 긴 여운을 남기며. 어느새 기울기 시작한 저녁햇살 속에는 빈집 앞에 홀로 서 있는 여인의 실루엣 만이 길게 늘어진다. 담쟁이 덩굴은 여전히 사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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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비현실적인 스토리지만... 뭐랄까, 신경숙이 아이 잃은 어머니의 한(?)을 읊어낸다면, 난 그 둘을 모두 잃은 아버지의 넋을 풀어내보고 싶었다. 대충 얼개만 잡아본 것.

에구... 이제 만들다만 갤러리나 좀 더 손보고 다시 자야지 -_-

April 27, 2002

건축이야기

아마, 서점에 종종 들르는 사람이라면 본 적이 있을지도. 빨간색 표지에 꽤 큰 크기, 속에는 컬러 사진들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책. 며칠 전에 주문해서 어제 드디어 도착했다. 책값은 무려 4만원.. -0- (와우북 할인가로 36000원)

오오.. 이 책은 한마디로 감동!이다. 인류 역사의 건축물들을 쭉~ 컬러 사진과 함께 보여주며 설명해주고, 그 발전사를 이야기한다. 선사 시대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의 건축까지. 인류 역사에 대한 지식, 건축물에 대한 지식, 게다가 멋진 구도의 사진들. 이 정도면 한 권씩은 소장하고 있어도 좋을, 책값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단점은 책 크기가 커서 들고 다닐 수가 없다는 것. 책상 위나 침대 머리맡에 두고 짬짬이 읽는 책으로 해야겠다. 어제 밤에 자기 전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건축들(바빌로니아의 지구라트)을 보고, 이집트 직전에서 멈추었음. ^^

들고 다니는 책으로는 "책벌레"라는 소설을 읽고 있다. 상당히 재기발랄한 문체이나, 종종 독일어 어투(사투리)에 대한 언급이 나와 이해할 수 없기도.. ㅠ_ㅠ

April 29, 2002

어흑.. 내 카메라~ ㅠ_ㅠ

삼성에서 그냥 교체해 줄 것처럼 말하더니 막판에 딴지를 걸었다. 보증서가 없어서 교체는 안되고 일본으로 보내야 한단다. 기술부와 관리부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것 같더라. 보증서 확인 같은 작업을 건너뛰고 일단 기술부로 보낸 다음, 확인이 끝난 후에 관리부가 보증서 유무를 확인을 하니..;; 덕택에 일주일을 고스란히 까먹은 셈. 내 카메라는 내일이나 모레 일본으로 출발한단다. 예상 소요시간 한 달... ㅠ_ㅠ

뭐, 따지고 보자면 보증서를 분실한 내 탓이 크다. 이사 와중에 어딘가의 종이더미에 묻혀서 쓰레기 통으로 사라진거겠지. 어흑.. 한 달을 카메라 없이 어케 사냐.. 물론 필카가 있지만 아직은 막 찍기는 겁나는지라..;;

에효.. 무사히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비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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