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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수요일이다. 이제 주말까지 3일 남았다 -_-;;;

음, 그러니까.. 대학 졸업하고 나서 삶의 가장 큰 변화는 일상이 단조로워진다는거다. 물론 "당신 정도면 행복한거야! -_-+"라고 울부짖을 수많은 병특 군바리-_-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서서히 생산 메커니즘의 한 부품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특히나 첨예하고 느끼고 있는 중임을 이해하기 바란다.(훗... 사실은 아직도 땡땡이 치려면 얼마든지 칠 수 있지만.. -_-v)

그러면서 삶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게 "여가"의 문제이다. 맑스주의적 표현을 따르자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노동의 소외는 개인을 점점 신경과민 상태로 몰고가며 "기분전환"에 집착하게 만든다. 그래, 바로 그 상태다. 사실 일하는게 싫은건 아니다. 나름대로 재밌다. 문제는 노동 그 자체가 아니라 규격화되는 일상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노동 역시 탈색되어 버린다.

자, 이제 "기분전환"의 문제로 돌아오자. 반복하지만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를 유발한다. 수요가 있으니 물건이 나오는거라구? 아직도 아담 스미스 시대에 살고 있는 줄 아는가? 자본주의적 경쟁은 결코 소비자를 합리적 주체로 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추겨진 욕망에 의해 끊임없이 소비하는 기계로 가정된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다면 내가 사진에 취미를 들였을까? 그 취미를 위해 많은 악세사리들을 구입하고 있을까? 결국 여가 역시 소비이며, 신경쇄약으로부터의 탈출은커녕 그 메커니즘의 강화일 뿐이다.

무언가 생산적인 행위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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