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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없음

최보은씨가 박근혜 공개 지지를 한 것에 대한 비판글을 길게 적어 놓았으나, 폐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느 정도 논리의 비약도 보이고 부족한 점이 많은 글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보다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과 그에 따를(지도 모르는) 논쟁을 감내할 용기가 없었다. 남들에게는 정합적이고 논리정연한 모습만을 내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게 있는 것 같다.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려 든다? 내가 쉽게 벗어던지지 못하는 비겁함이다.

대개의 경우 난 우유부단하다. 때로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결론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머리 속에서 온갖 정치적 계산을 해 본 후에 득실을 따져 드러내는 모습인 경우가 많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상황판단을 잘 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내 모습에 스스로 종종 놀라고 하는걸. 약아빠진 인간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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