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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2, 2007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 J.K.Rowling 지음/Scholastic/$34.99

* 스포일러 없습니다. 맘 놓고 읽으시길 ^^;

여기까지 오는데 10년이 걸렸다. 책 나오기를 목놓아 기다리는 열혈 독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새 책들 챙겨보며 해리와 그 친구들의 모험을 뒤쫓아 왔는데 그것도 이제 끝이라니 아쉽기는 하다. 스타워즈도 끝나고, 반지의 제왕도 끝나고, 매트리스도 끝나고, 이젠 해리포터마저 끝나버렸다. 한동안 시리즈물 기다리는게 유행처럼 연례 행사가 되곤 했는데, 이젠 딱히 뭘 기다릴만한게 안 보인다. 유행이 지났나.

7권은 아마도 지금까지의 시리즈 중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이전에는 호그와트에서의 학교 생활이라는 축이 이야기 흐름에 여유를 더한 반면, 마지막 권에서는 계속되는 추적과 탈출이 롤러코스터처럼 이어지며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덕분에 읽다 보면 조금 지치는 감이 없지는 않지만, 마지막 권이니 이 정도는 화끈하게 가 줘야 아쉬움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긴 그동안 등장했던 수많은 인물들에게 나름의 완결성을 부여하려면 그에 걸맞는 많은 사건들이 필요하기도 하겠다. 약간 무리다 싶은 설정도 있지만, 뭐 크게 불평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결말이라는 평에 나도 동의.

아는 분이 책을 읽고 있는 날 보더니 해리 포터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불후의 명작 이라서.. 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고, 솔직히 어떤 문학적 성취를 말할 소설은 아니라고 본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계속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사실 첫 권이 사람들에게 줬던 신선한 충격을 능가하는 무엇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작가는 꾸준히 그 수준을 유지하는데 성공했고, 그로 인해 한 번 마법의 세계에 발을 담근 사람들이 딱히 해리 포터 시리즈를 외면할 이유가 없이 지금까지 끌고 온게 아닐까 싶다. 상상의 세계를 다룬다는건 사람들에게 그만큼 상상할 여지를 남겨주기 때문에, 이 상상력을 중심으로 자기 증식하는 팬덤이 존재한다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상상력. 사실 나는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강력한 지지자 중 하나를 자처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사람들이 살아가다가 "아.. 이런게 있음 좋지 않을까"라고 상상하곤 하는 것들을 적절하게 마법의 세계에서 짚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건 어른에게건 상상력은 자신의 욕구를 발견해가는 과정이다. "그런게 어딨어", "그런건 불가능해"와 같은 반응은 일종의 자기 검열과 같이 작동해서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은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상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아이에게도 해리 포터와 같은 판타지 소설을 읽게 할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Seattle Times 에 실린 아래 만평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끝내는 내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Goodbye Harry, Hermione, 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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