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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 지음/김민정 옮김/열린책들/7500원
오랜만에 읽는 아멜리 노통(노통브라고 읽는게 맞다는데, 왠지 어색하다)의 소설. 제목부터가 제대로다 싶게, 그녀스러운 소설이었다.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에는 낭만적 테러리즘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컨데, 밤 늦게 술에 잔뜩 취해 좋아하는 여자를 찾아가 주사를 부린다는가 하는게 그것인데, 낭만적일지 몰라도 사랑을 얻기보다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목인 'Attentat'가 '테러'라는 뜻을 가진다는 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가학성과 피학성은 항상 맞물린다. 좌절된 사랑에 가하는 복수는 상대에 대한 폭력인 동시에, 자기 파괴이기도 하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의 차를 열쇠로 긁던 상우의 모습은 유치한만큼이나 가슴 아픈 장면 아니었던가. 상우는 열쇠로 자기 가슴을 긁고 있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뭔가 낭만적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아멜리의 장점은 독설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가식이나 위선이 조금이라도 보일라치면 사정없이 얻어 맞기 쉽상이다. 허나, 근래 본 사랑이야기 중 최고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