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외 지음/송병선 옮김/예문/9500원
제목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은 포스트 머시기에 관한 이론서가 아니라 중남미 작가 단편선집이다. 얼마 전에 마누엘 푸익의 "조그만 입술"에 관한 독서일기에서 중남미 문학이 보물 창고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바로 보물 창고로 가는 지도라도 발견한 것처럼 덥썩 집어든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보다 옮긴이인 송병선씨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송병선씨는 요즘 출간되는 마르케스나 보르헤스를 비롯한 중남미 작가들의 책을 도맡아 번역하고 있는데, 국내에 중남미 문학을 소개하는 일등공신이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그가 번역한 책들을 쭉 찾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라틴 문학에 대한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 말미의 옮긴이의 글은 라틴 소설의 역사에 관한 개괄이라고 할 수 있다. "붐" 세대와 "포스트 붐" 세대의 구분, 라틴 문학의 발전 등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책에 수록된 단편들을 읽는다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본문을 먼저 읽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좀 난해한 느낌이 들었는데 옮긴이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 붐" 소설들이 더 친숙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