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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입술

마누엘 푸익 지음/송병선 옮김/책세상/6900원

마누엘 푸익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작가소개 란의 "거미 여인의 키스"라는 제목 하나만으로 이 책을 냉큼 집어들었다. 책으로는 읽지 못했지만, "거미 여인의 키스"는 매우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였다. 그만한 글을 쓴 작가라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해주지 않을까?

좋은 선택이었지만, 읽고 난 소감은 좀 애매하다. 무엇보다, 라틴 문학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인지 많은 것을 놓치면서 읽었다.(역자 해설 격인 작가 (가상) 인터뷰가 아니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들이 많다) 탱고를 떠올리며 읽은 것도 아니고, 등장인물들의 망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 이런, 한국 근대사라곤 전혀 모르면서 "토지"를 읽은 격 아닌가.

가만 보면 라틴 문학은 세계 문학의 보물창고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르헤스, 마르케스, 푸익 같은 묵직한 작가들부터 세풀베다나 코엘료 같은 나름대로 트렌디한 작가들까지 꽤 유명한 작가들이 많지 않은가. 허나, 그들의 작품을 읽는 우리에게 작품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라틴 아메리카는 생소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책을 얼마만큼이나 이해하면 읽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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