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구본창 지음/현대문학/10000원
이 책의 기본 컨셉은 구본창 작가의 사진과 신경숙씨의 글이 어우러지게 한다.. 였겠지만, 사실 사진과 글의 거리는 그리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구본창씨가 이 책을 위해 새로이 작업을 한 것도 아니요, 신경숙씬?글 또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뿐 사진에는 그닥 많은 시선을 주지는 않는다. 어설픈 기획.
어쨌거나, 신경숙씨 많이 착해(?)졌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둥글어진다고 했던가. 예전에 그녀의 글을 읽을 때 스멀스멀 밀려오곤 했던 짜증은 거의 찾을 수가 없었고, 오히려 추억을, 그리고 일상을 때론 즐거이 때론 차분히 관조하는 모습마저 엿보인다. 책의 제목만큼이나, 감정을 도닥일 줄 알게 된 것일까.
ps. 이 책은 꼭 좋은 조명하에서 읽기 바란다. 좋은 사진은 좋은 빛 속에서 그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기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