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5 | Main | 바람의 열두 방향 »

파문

이명원 지음/새움/16000원

사실, 공적인 영역에서의 논쟁은 엄청나게 피곤한 정신노동이다. 대개의 공적 논쟁에는 인신공격과 논점일탈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마련인데, 이런 함정들을 피해 논쟁의 진전을 이루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의 저자인 이명원이 수행해내고 있는 역할 - 논쟁을 이끌어내고, 이끌어가는 - 은,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을 받을만하다고 생각된다.(강준만 교수 역시 그러하다)

한가지 의문점은, 과연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의 논의 대상이 되는 창비논쟁이나 이문열 논쟁 등에 대해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아마도 상당수의 독자들은 그 논쟁의 경과와 내용을 자세히 모르고 있으며, 이는 이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물론 어떤 사건의 경과를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정리하는 사람의 주관적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얻게 만들고 싶었다면 좀 더 풍부한 자료 제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지면상 불가피했다면 On-Line으로라도 정리하여 제시가 가능했을 법도 싶다)

Anyway, 거시권력의 틈바구니에 찌들어있는 미시권력의 묵은 때를 벗기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TrackBack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http://www.turnleft.org/cgi/mt/mt-tb.cgi/551

Post a comment

About

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from the blog posted on June 5, 2005 12:00 AM.

The previous post in this blog was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5.

The next post in this blog is 바람의 열두 방향.

Many more can be found on the main index page or by looking through the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