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이스마엘
다니엘 퀸 지음/배미자 옮김/평사리/13000원
인간이 아직 비행의 법칙을 발견하지 못했던 때, 사람들은 막연히 새를 본따 날개를 만들어 달고 절벽 위에서 뛰어내렸다. 그들은 잠시 해방감을 느끼며 창공에 떠 있긴 했지만, 이내 자신이 비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낙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실을 깨닫고 더욱 열심히 날개짓을 해보지만, 비행의 법칙을 따르지 않은 그가 노력만으로 하늘을 날아오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잠시 후...
인간의 문명도 이와 같다. 인간이 자신들이 이루어낸 문명에 스스로 감탄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동안, 지구는 이미 곳곳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경고음을 던지고 있다. 허나, 인간은 여전히 더 많은 진보가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을거라는 근거없는 희망에 매달려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애초에 세계 속에 공존하는 법칙을 몰랐던 인간이 더 많은 노력만으로 하늘을 날아오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잠시 후...
...
슬픈 눈의 고릴라가 던지는 질문 하나.
"인간이 사라지면 고릴라에겐 희망이 있을까?"
결론은 없다. 그러나 출발점이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