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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두르케

비톨트 곰브로비치 지음/임미경 옮김/민음사/10000원

이제 끝이다. 트랄랄라.
이 책을 읽을 사람한테 한마디 하자. 제기랄!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이 당혹스러움은 고스란히 책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독자를 괴롭히는 감정일 것이다.

되돌이켜 생각하면, 대부분의 소설은 "성숙"을 지향한다. 쿨한 감성이든, 비극적 결말이든, 엄청난 성공이든, 그것은 어른들의 논리와 세계관이 빚어내는 결과로서의 결말이다. 아이들을 다룬 소설조차 그것은 미성숙의 성숙으로의 진화(?)를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성장소설"이라는 장르 분류조차도!!)

책의 제목 "페르디두르케"는 책의 내용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 아니 관련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단 한차례도 언급되지 않는다.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채택된 제목. 그것이 곰브로비치가 이 책에서 시도하고자 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기존의 문학담론을 뒤집고자 하였으며, 미성숙이 성숙을 타락시키는 일련의 과정들로 그 담론들을 비웃는다.

정색을 하고 달려들면 진저리나기 쉬운 소설. 하지만 그 발랄함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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