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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쿠바

사석원 지음/청림출판/12000원

쿠바. 나는 쿠바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체 게바라, 시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하바나... 따지고보면 지극히 단편적인 인상들만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바는 내게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 언젠가는 꼭,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 쿠바 여행기를 손에 들었다.

저자인 사석원씨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처음 가 본 낯선 장소를 제대로 담아오기엔 여행자의 그릇이 너무 작았다는 생각이 든다.(선입견이겠지만, 책머리에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을 영어 배우라고 캐나다로 조기유학 보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예측한 일이었다.) 그가 풀어내는 감상들은 대개 피상적이거나 자아도취적 낭만들로 점철되어 있을 뿐, 어느 하나 쿠바의 내음을 독자인 내게 전달해주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하바나의 구석구석을 짜임새있게 보여주지도 못하는 것 같다. 깊이있는 사색을 담은 여행 에세이도 못되고, 그렇다고 론리 플래닛처럼 자세한 정보를 주는 글도 못되고... 그 어정쩡함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어쨌거나, 그가 담아온 200여컷의 사진들은 그나마 쿠바에 대한 나의 갈증을 조금은 풀어주었다. 빔 밴더스의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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