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정영목 옮김/이레/12000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위의 책과 마찬가지로,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라고 제목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몇몇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그 장소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여행의 목적과 방법이다. 과거의 인물들(보들레르, 워즈워스, 훔볼트, 러스킨 등등)을 안내인 삼아 알랭 드 보통은 우리에게 여행에서 무엇을 찾고 무엇을 보며 무엇을 생각할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에세이는 아주 어려운 장르이다. 소설과 달리 작가가 몸을 숨길 허구적 장치도 없고, 한 번 늘어놓은 생각의 실타래를 함부로 끊거나 다시 감을 수도 없다. 그러면서도 독자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시키는 능력.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매력적인 이유이다. 뉴요커지의 평을 따르자면, "다시 한 번, 드 보통은 그의 독특한 문학적인 펀치 -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생생한 경험의 레프트 잽과 철학과 문학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된 라이트 스윙을 날린다."
난 KO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