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현, 박노자 지음/푸른역사/13000원
박노자 교수와 허동현 교수의 서신논쟁을 엮은 책.
"진보와 보수의 한판 대결" 같은 선정적 문구로 광고를 해 댔지만, 기실 허동현 교수는 한국적 지평에서 보수로 분류되기는 힘들 것 같다. 스스로 역시 "보편적 기준"에서 자신이 보수라는 것이지, 한국 사회의 파시스트들을 지칭하는 "보수"는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이 책은 한국 근대사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논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전반적인 흐름은 박노자 교수가 근대사의 한 사건에 대해 적극적 해석을 내놓으면 허동현 교수가 이를 다분히 "현실적인 관점"에 기반하여 반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반박은 충돌이라기보다는 서로의 논점을 풍부히 하기 위한 것이다.
책 자체는 전체적으로 수능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인 듯하다. 페이지의 좌우 여백에 요약 및 참고자료를 정리해둔 것과, 책 말미에 논쟁 중에 언급된 원전들을 실어 둔 것은 아마 그러한 기획 때문인 듯한데... 원전들의 경우 책값 거품을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안타까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