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외 지음/창작과 비평사/9000원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위에 "박재동 외"라고 간단히 되어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정확히는 위의 10명이다. 아마 시사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위의 사람들 중 몇 명의 이름은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이들 10명의 만화가들이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만화책을 하나 엮었다. 제목처럼 10명이 모여 만든 한 권의 책.
이 책은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에 대한 고발서이다. 가난, 여성, 장애, 동성애, 외국인 노동자 등 이 사회가 억누르고 있는 소수자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나라를 꿈꾸는 책이다.
이 "인권"이라는 개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척박하다. 아직 군부정권의 개발독재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권"은 그저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 것으로 들린다. 그렇기에 아직 인권에 대한 논의는 논리적 차원의 접근보다는 감성적 차원의 접근이 더 효과적이고, 이 때 "만화"라는 매체는 좋은 접근방식이 된다. 책의 기획의도 역시 그것에 있지 않나 싶다.
근데, 이 책을 꼭 이렇게 서점에서 돈 받고 팔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만화가들의 작업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무상으로 배포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기회를 만들지 않을까. 뭐, 물론 어딘가에서는 무상배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