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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03 Archives

September 10, 2003

끝없는 이야기

미하일 엔데 지음/허수경 옮김/비룡소/20000원

영화 "Never Ending Story"의 원작 소설.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종이가 두껍고 글자가 큰 탓이라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은 아니다. 머리맡 독서(침대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 잠깐 읽는 방식-_-)용으로 사용하다가 고향 내려오는 길의 차 속에서 다 읽어버렸다.

책은 전체 26개의 챕터로 구성되며 각 챕터는 A부터 Z까지의 첫 글자로 시작되는 것으로 추측된다.(번역판이기 때문에 추측..이라고 썼는데, 아마 맞을거다..;;) 바스티안이라는 소년이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는 스토리.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의 상상력에 계속 감탄을 하면서 읽게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가 보다 실제적인 인과관계에 기반하고 심각한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면, 이 책의 환상세계는 보다 우화적이고 유머러스하다. 중간 이전까지(주로 아트레유의 모험)는 일반적인 모험 소설의 형태를 취하다가, 중간 이후는 보다 내면적인 성장에 관련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바스티안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는건 어쩔 수 없을 듯 -_-

좋은 책. 하지만 양장본의 질은 좀 떨어진다 -_- 원판처럼 가죽 표지에 아우린의 표지에 양각되어 있었다면 아주 멋진 소장판이 될 수 있었을텐데 -_-a

September 29, 2003

아름다운 살인

박근형 지음/그물코/9500원

제목인 "아름다운 살인"은 그러니까, 형용모순이다. 저자는 새만금 간척을 옹호하는 이들의 주장이 그러한 형용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주장한다. 이윤에 눈먼 건설회사와 조직 지키기에만 여념없는 관료집단이 결탁한 "건설 마피아"가 온갖 감언이설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며 우리 땅을 망쳐놓고 있다는 것.

말투와 표현이 거칠지만, 현장기자로서 새만금 사태를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키보고 파해쳐온 사람의 생생한 진술과 비판이 녹아있는 책이다. 새만금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그리고 대책 없는 것인지를 자세히 알게 된 책이다.

조금 곁다리지만, 지금 논의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한 정부 부처의 태도는 새만금 논의 과정과 크게 틀리지 않다. 종합적 상황 판단과 가치관은 사라지고 각자 자기 기준에서 대상을 재단한다.

경제부총리는 "경제에 도움되니" 파병해야 한다고하고, 국방부장관은 "국군의 실전경험에 도움되니" 파병해야 한다고하고, 외교부장관은 "한미관계에 도움되니" 파병해야 한다고 하고... 도대체 그럼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는 누가 판단하는가? 한 나라의 장관쯤 되는 사람들이 컴퓨터처럼 입력값에 대한 출력값만 내놓으면 뭐하러 장관 자리 만드나. 그냥 컴퓨터 프로그램 잘 짜놓으면 그만인걸. 철학이 있고 가치가 있고, 그 속에서 실무가 나와야 한다. 그걸 무시하는 관료들이 나라를 망친다. 시화호처럼 썩어가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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