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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9500원

오랜만에 올리는 독서일기. 어려운 책을 읽다가 중간에 이 책으로 방향 전환한 탓도 있고, 무엇보다 마음이 딴 데 가 있어서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왔음. ^^;

폴 오스터의 팬들 중에는 뉴욕3부작이야말로 폴 오스터의 대표작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정신세계를 하나하나 파고 들어가 여행하듯 돌아다니는 이 세편의 연작 소설은, 뉴욕이라는 공간 속에서 작품 속의 인물을 위해 작가 스스로가 형해화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익명으로 남아 점점 희미해져가고, 오히려 작품 속의 인물이 점점 실존적인 의미를 부여받는 모습. 아마 폴은 그것이 20세기 후반 미국 사회에서 글을 쓰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재밌는건, 3부작의 세번째 소설 "잠겨있는 방"의 한 설정이 하루키의 "양을 둘러싼 모험"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실종된 친구를 찾으러 갔다가 그 공간에 묶여 스스로가 점점 사라지며 찾고자 했던 친구의 정신과 동화되어가는 과정.. 하루키 소설에서의 산 속 별장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뭐, 하루키는 그걸 즐기고 폴은 괴로워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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