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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홍세화 지음/한겨레신문사/9000원

"빠리의 택시 운전사" 홍세화 씨의 사회 비평서.

예전에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홍세화씨가 우리 사회 안으로 이처럼 깊이 들어와 날카로운 분석과 지적들을 수행하는 역할을 해 내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그 책에서 홍세화씨는 어디까지나 망명자였을 뿐이니까. 하지만 어느 틈엔가 그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실천적인 지식인 중 한 명으로써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홍세화씨 스스로는 자신이 자신의 첫 책, 즉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의 덕에 어줍잖은 상징자본을 걸치고 귀국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만약 그가 딱 그 정도의 글만 쓰는 사람이었으면 나 역시 그의 자아비평(?)에 동의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홍세화씨에게서 "빠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상징 자본을 우선 떠올리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의 깨어있는 시대 정신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말 존경스럽고, 언젠가는 직접 만나서 차 한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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