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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발명

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8500원

한 명의 작가가 자신의 삶을 풀어놓는 글은 경이롭다. 아, 작가 말이다.. 자기 자랑이나 늘어놓는 소인배 말고. 삶을 바라보는 눈, 하나의 경험을 그토록 깊고 끈끈한 의미로 파해치는 세밀함. 그 작가가 폴 오스터라면 더더욱이.

"고독의 발명"은 두 편의 수필(?)로 구성되어 있다. "보이지 않는 초상화"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기억의 서"는 3인칭으로 쓰여지긴 했지만 분명 자신에 대한, 자신의 기억과 글쓰기에 대한 고백이다. 그의 자서전적 에세이 "빵굽는 타자기"와 함께 읽는다면 폴 오스터라는 작가에 대해(그의 삶이나 작품세계 모두) 상당히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폴 오스터의 소설을 몇 권 읽은 후에 읽어야 비로서 그 뜻이 와 닿을 듯 하다. 우연이라는 소재에 그가 집착하는 이유, 소설 속에서 아버지 같은 존재(우연의 음악의 나쉬라던가 공중곡예사의 예후디 사부 등)가 자주 등장하는 까닭 등이 그가 살아온 삶의 이력, 그 속에서 형성된 가치관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이 책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기에,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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