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명
정수일 지음/창작과 비평사/18000원
어느 틈엔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서구중심적 가치관에 놀랄 때가 자주 있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아랍이라는 문명권에 대한 서구적/기독교적 선입견은 상당히 강하다. 중세의 십자군 원정에서부터, 오늘날 미국의 중동침략까지 서구는 끊임없이 아랍을 공격해왔고, 스스로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슬람/아랍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조장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신동아에 연재하던 기획물을 보강하여 만든 책이다. 이슬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답게 이슬람 문명 전체를 포괄적이며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잘못된 선입견은 왜 그것이 선입견인지 지적해주며 올바른 이해를 제시하고 있어, 조금만 열린 마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이슬람에 대해 훨씬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별로 글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은 아니다. -_-a 전반적으로 문체가 건조해서 흠뻑 빠져들기에는 조금 미흡하다고 해야겠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오늘날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한 아랍 지역의 갈등은 전혀 다루지 않아, 이슬람 문명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 중 중요한 부분(현대사)을 빼 먹은 느낌이다. 신동아 류의 잡지에 연재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내용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