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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도시

폴 오스터 지음/윤희기 옮김/열린책들/8500원

오랜만의 폴 오스터 소설.

최근에 국내 출판되었지만 실은 87년작, 그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열린책들이 폴 오스터 전집이라도 기획한걸까.. 그의 옛 소설들이 하나하나 꾸준히 번역 출판되고 있다.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소설적 상상력의 힘인지... 모르고 읽었더라면 폴의 소설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을꺼다. 물론 "우연"이라는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뭐랄까, 그에게서 느껴지는 브루클린 일상의 향기가 전혀 없다고나 할까.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되어 버린 도시 속의 인간 군상. <폐허의 도시>는 그런 면에서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맥을 같이한다. 소설 속의 도시는 현실의 어느 도시, 국가는 아니지만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도시, 국가의 투영이 아닐까. 섬뜩한 인간 군상의 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과연 나는 그로부터 자유롭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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