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파괴
아멜리 노통 지음/김남주 옮김/열린책들/7500원
누구나 어린시절 한번쯤은 유아론에 빠져본 적이 있지 않을까?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게 아닐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위해 연극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다.(영화 '트루먼 쇼'는 그런 발상을 끝까지 밀고나간 수작인 듯)
어린아이는 이기적이기 쉽다. 타자의 존재에 대해 민감하지 못한 때문이다. 성장의 과정은 한편으로는 "욕망의 유예를 통한 욕망의 성취"라는 전술적 행위를 습득하는 과정인 동시에, 타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자아와 타자를 동등한 욕망의 주체로 이해하는 사회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성장의 과정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종종 너무 '적나라'하다. 그녀의 소설에 대한 평이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지. 하지만 그 적나라함이 그녀의 재치 넘치는 말투와 어우러져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것이 그녀 소설의 매력이다.